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을 워낙 재밌게 봤던지라 같은 내용인 줄 알고 처음에 관심을 가졌는데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뮤지컬도 엄청난 뮤지컬이더라고요?! 정동극장에서 진행하는 작은 무대였지만 대공연장으로 스케일을 넓혀도 무색할만큼의 각본, 연기, 노래, 음향효과, 무대장치 등 모든 것이 꽉찼던 그런 뮤지컬이었습니다.

공연장 위치 및 공연기간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세번째 시즌으로 국립정동극장에서 2025.07.11.(금)~2025.08.31.(일)까지 공연합니다. 짧은 공연기간이니 서둘러서 관람하고 오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공연장 위치는 로맨틱한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보면 서울 중구 정동길 43(시청역 12번 출구에서 440m)에 국립정동극장이 있습니다. 공연과 국립정동극장이 참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줄거리는?(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극본상)
2020년 미국 뉴저지 주 어느 소도시. 대형마트 직원으로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한국계 입양아 출신 수아는 유일한 취미인 유원지 구경을 하던 중 회전목마를 타고 나타난 수상한 노인 네불라를 만난다. 수아를 사진작가로 오해한 네불라는 그녀에게 촬영을 의뢰하고, 수아는 대충 찍고 공돈이나 벌 생각에 흔쾌히 의뢰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수아의 예상과 달리 네불라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해 지난 인생 역정을 털어놓는다. 그 모습이 부담스럽다 못해 징그럽기까지 한 수아는 어쩔 줄을 모르는데···
연기에 압도당하다...(윤나무 배우는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자주연상)
저는 네불라역의 신성민 배우 캐스팅의 공연을 보았습니다. 와~ 이 배우 누구야? 할 정도로 엄청난 연기력에 압도당했습니다. 분명 내 눈으로 한 사람을 계속 보고 있는데 한 사람에게서 인생의 모든 시간대의 모습을 팔색조처럼 표현했고 흉내를 잘하는 재능이 있는 네불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인생은 내 키만큼' 노래에서 표정연기와 제스처에 처음부터 엄청난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파도는 계속 쉼 없이 밀려오는데
나는 헤엄칠 줄을 몰라
제자리에 서서 뛰어오른다
가끔은 저 파도가 너무 거세
뛰어오를 힘조차 없을 때에는
길게 숨을 들이마신 채
바닷속에 잠겨 숨을 참는다
다시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다시 올라갈 힘이 생길 때까지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깊은 바다
노래에도 압도당하다...(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어워즈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 등)
인생은 내 키만큼, 오리지널, 이것은 쇼 등 좋은 노래가 정말 많았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 또는 앵콜 공연을 통해 다시 듣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집에 갈 때에도 찾아서 들을 만큼 여운이 많이 남는 그런 뮤지컬이었습니다.
자꾸 궁금해지고 여운 오래가는 뮤지컬
공연이 끝나면 잊어버리는 뮤지컬보다 생각에 잠기고 여운이 오래남는 뮤지컬을 좋아하는대요!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뮤지컬이 바로 그랬습니다.
독재자를 대역하다.
네불라는 독재자는 아니었지만 그를 대역하면서 자신이 아닌 삶을 살았습니다. 독재자를 대역했다는 내 자신이 너무 싫지만 나 최선을 다했고 내 인생의 전부였기에 내 자신을 싫어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한번 브레이크가 걸리더군요. 나도 진짜 내 모습을 찾기위해 발버둥치지만 내 모습을 잃어가는 듯한 인생을 살아가는 느낌을 받고 사는대요. 내 모습은 아닌 것 같지만 나는 내 키만큼 깊은 바다에서 숨을 쉬기위해 발버둥치고 있는대요. 이 또한 제 모습인 걸요...
내 모습이 아닌 모습을 살면 그건 내가 아닌건가
주체적인 삶을 살아라!라며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세상에서 무엇이 내 모습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뮤지컬.
누군가를 대신하는 삶. 누군가를 위해서 사는 삶. 이것은 내 삶이 아닌가?
수아씨,
나를 판단해줘요...
지루함을 못느끼고 두시간 공연을 정말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공연 중간중간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도 목격되었지만 내가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났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날 건들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네볼라는 누군가의 대역으로 살았던 자신이 수아를 통해 진짜 자신을 모습을 찾아주라고 발버둥을 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누군가를 기가막히게 흉내내는 재능을 가진 네볼라가 어느 독재자를 흉내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은 실제 자신은 자신감이 결여되있는 사람이라고 단정짓는 감옥에 가둬뒀기 때문이지 않을까. 누군가를 흉내내서야 비로서 자신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표현해낸다고 착각하며 살지 않았을까. 충분히 네볼라도 자신으로서 멋졌을건데 네볼라는 아니라는 감옥에 진짜 자신을 묻어둔 것은 아닐까...
당신도 충분히 다른 사람들처럼 멋진데 말이죠?
나를 잃어간다는 감정에 위로를 던졌던 뮤지컬
우리는 나를 잃어간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인생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네볼라가 본인이 가장 잘하는 흉내내는 일로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갔던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빠, 누군가의 을 등의 역할을 하면서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고 있지않나요? 내가 아닌 것같지만 내가 아닌 것 같은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발버둥치며 살아내고 있잖아요? 내가 싫지만 최선을 다해 아등바등살아가는 내 모습에 애잔함이 들고 싫어할 수 없지 않나요?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과거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화해하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마무리
벌써 8월 말이면 막공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어디 볼만한 뮤지컬 없나? 헤매이고 있다면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뮤지컬을 정말 추천드립니다. 소공연장이지만 대공연장의 공연을 보고 나온 것 같은 꽉차고 걸쭉하고 든든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정말 음악도 좋고 구성도 탄탄한 뮤지컬이라 삶의 환기가 되는 고마운 뮤지컬이었습니다.
이상 내돈내산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관람 후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