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토요일입니다. 비가 올 때 생각나는 음식중에 감자수제비가 있습니다. 낮에 7호선을 탈 때는 어김없이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고속터미널역 8-1출구에 있는 '충무할매김밥'입니다. 사실 '충무할매김밥'은 충무김밥으로 더 유명한 듯하지만 감자수제비도 맛있습니다. 항상 혼자 방문하는 곳이라 9,500원짜리 감자수제비 하나만 시켜도 무척 배가 부르고 든든합니다. 뜨근한 국물이 있는 감자수제비 한그릇 먹고나면 몸에 열이 후끈후끈 납니다.
저는 주로 7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내려 이동을 하는데요. 노란 표지판을 보고 8-1 반포한강공원방면 출구로 재빠르게 움직여 나갑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막상 8-1 출구방면으로 오면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계단을 올라 8-1 출구를 나오면 22m 바로 앞에 반포쇼핑타운 3동이 있습니다. 이 건물 지하 1층에 '충무할매김밥'이 있습니다.
한층만 내려가면 즐비한 식당 안에서 떡하니 보입니다.
평일 낮에 오면 항상 20분 이상은 웨이팅을 했었는데 오늘은 웨이팅도 없고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빈 테이블이 2개 정도 보이네요. 럭키!! 4시 약간 넘은 시간이고 어중간한 식사시간이라 웨이팅이 없는 건지 아무튼 시작부터 순조롭습니다.
욕쟁이 주인할머니가 있을 때는 거침없는 말의 걸크러쉬 모습에 약간 긴장이 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친절한 직원한 분들만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두분이 와서 충무김밥 2인분, 감자수제비 2인분 시키니까 너무 많다고 역시나 말리네요. 많이 시키면 말리는게 이 식당의 특징입니다. 욕쟁이 주인할머니가 있을때는 '세개 많아! 두개만 먹어! 이렇게 한소리 듣게 됩니다. ㅋㅋㅋ
저는 오늘도 고민없이 '감자수제비'를 주문하였습니다. 큼직한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자를 수 있는 집게와 가위, 뜨겁고 양많은 감자수제비를 뜰 수 있는 국그릇과 국자를 먼저 주십니다.
드디어 김가루 데코가 있는 국물 진득한 감자수제비가 나왔습니다.
작은 국그릇에 덜어가면서 엄청나게 맛있는 달달 매콤한 김치들과 함께 먹습니다. 한그릇 정말 뚝딱이고 그렇게 든든할 수 없습니다. 현금으로 계산하면 심지어 500원 깍아주십니다. 고향이 생각나는 뜨끈한 감자수제비를 9,000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역이 들르시거나 지나가시는 분들은 가성비좋은 감자수제비 한그릇 뜨근하게 드시고 가시길바랍니다. 몸이 사르르르 녹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